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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심금을 울리다"…추위 녹인 촛불집회 '말말말'
작성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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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심금을 울리다"…추위 녹인 촛불집회 '말말말'

가수 안치환·양희은씨, 진심담은 노래로 감동 전해 대치하던 의경 안아준 시민들…얼었던 몸·마음 녹여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2016-11-27 06:00:00 송고
26일 밤 통의교차로에서 경찰을 안아주는 시민들(뉴스1 박승희 기자)© News1
"우리 앞에 있는 의경 한 번씩 안아주고 갑시다"

26일 오후 10시50분쯤 서울 종로구 통인동 사거리앞. 이곳에서 경찰과 3시간 넘게 대치하던 시위대가 광화문광장으로 돌아가려고 하자 한 참가자가 외쳤다.

다른 누군가가 "맨 앞은 의경이 아니다"고 하자, 한 시민은 "의경이든 경찰이든 다 우리 국민이야"라며 끌어안은 팔을 풀지 않았다.

서울에 첫눈이 내리고 바람이 제법 불어 몸은 차가웠지만 참가자들의 이런 말 한마디는 다른 참가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대한민국 헌정 역사상 최대 인파인 약 150만명이 모인 서울 광화문광장의 뜨거운 목소리는 이날 자정이 넘어서까지 수그러들지 않았다.

특히 본 집회 무대에 오른 가수 안치환씨와 양희은씨는 백 마디 말보다 진심 어린 열창으로 시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다.

무대에 오른 안씨는 "우리는 외신에서도 보도하듯이 평화롭고 가장 폼나는 비폭력 시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그 이유는 시간을 끌다가 더 초라하고 처참하게 내려오기 전에 인간적 예우를 갖춰주기 위함 임을 박 대통령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MB시절부터 지금까지 쌍용자동차 사태, 세월호 유가족들, 최근 백남기 선생까지 쓰러져 간 모든 선생님들로 가슴이 아프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속죄하는 마음으로 노래를 부른다"고 말했다.

발언을 마친 안씨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자유', '권력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의 곡을 열창했다.

가수 양희은씨는 무대에 올라 '상록수', '아침이슬', '행복의 나라'를 불렀다. 양씨는 특별한 발언은 하지 않았지만 오직 노래만으로 하고 싶은 말을 전해 100만 인파의 가슴을 울렸다. 이런 울림은 양씨가 무대를 내려가서도 숙연함으로 잠시 광장을 물들였다.

사전집회에서 '펀치'와 '두더지잡기' 오락기를 설치한 시민단체 관계자의 말 한마디도 참가자들을 즐겁게 했다. 시민단체 '시민의날개'와 'SNS 청년모임 순실길밟기' 관계자는 "평화롭게 시위를 하는데 분노를 밖으로 표출할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오락기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역사의 현장에 참여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크게 감동했다.

직장인 정모씨(36)는 "아내와 함께 처음 광화문광장에 나왔다"며 "양희은씨의 상록수를 듣는데 눈물이 흐를 만큼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고 말했다. 정씨의 아내 김모씨(34·여)도 "양희은씨의 노래를 들으며 남편과 함께 눈물을 흘렸다"며 "하루빨리 박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 국정이 정상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부터 내린 눈 때문에 애초 예상보다 참여 인원이 적을 것이란 예상이 나왔지만 이는 보기좋게 빗나갔다.

주정환씨(44)는 "작은 희망의 촛불을 들기 위해 동참했다"며 "비가 와서 사람이 없을 거라고 해서 이럴 때일수록 가야 한다고 생각해 더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남편과 아이 둘과 나온 김서란씨(46·여)는 "날씨도 안 좋고 감기가 심해서 고민을 했지만 역사적 현장에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었다"며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평화롭고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성민씨(22·여)는 "역사적인 현장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며 "큰 도움은 아니지만 뜻을 함께 하고 싶어 집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소모씨(68·여)는 "너무 화가 나서 일도 잘 안되고 밤에 잠이 안 온다"며 "청와대가 검찰 수사를 사상누각이라고 했는데 자기반성이 없는 어이없는 평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일부 시위대는 27일 오전까지 광화문광장 북측에 남아 '하야가 빛나는 밤에'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공연을 관람하고 차유발언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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